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남성과 여성의 뒤섞기 전략

by infobox6789 2024. 10. 3.
반응형

성의 핵심 비밀은 그 진가를 눈치채가기 쉽습니다. 아주 옛날에 이제 막 탄생한 지구의 원시 연못 속에서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분자들이 생성되었습니다. 자신을 가장 잘 복제한 분자가 가장 많은 분자가 되었습니다. 자신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화학 물질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분자는 하나도 남지 않고 다 없어졌습니다. 결국 한종류의 분자가 압도적인 위치에 도달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 분자는 생식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거의 대부분 차지할 수 있는 분자 기계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각 알갱이가 단백질 나노 기계를 지정하는 유전자 목걸이인 DNA였습니다. 루이스 토머스는 "오늘날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에 속한 DNA는 모두 지구에 처음 등장했던 DNA분자를 그저 길게 늘이고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성 생식을 하는 이유

사실 본질적으로 생명체는 모두 유전자 운반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곰팡이부터 물개, 대장균, 사자, 호랑이,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를 옮기는 운반체'입니다. 즉,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한 운반체가 가장 성공한 운반체입니다. 그저 일부 유기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유기체 전체가 그렇습니다.

유성 생식의 단점은 단순명료합니다. 유성 생식을 하면 유기체는 자손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100퍼센트 전달할 수 없고, 고작 50퍼센트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유성 생식을 하는 유기체가 그저 자손을 두 배 이상 낳기만 하면 무성 생식을 하는 유기체를 생식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에너지 소비가 커집니다. 먹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세상에서 에너지 효율은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성을 분리했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는 더 많은 자손을 낳아야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진 유전자를 공유해 자손을 낳을 배우자를 찾는 데도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유성 생식에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놀랍게도 아직까지 그 이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성이 존재하는 이유를 추론해보면, 유성 생식은 두 유기체의 유전자에 생긴 이로운 유전자 변이를 한 유기체에 합쳐 담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유성 생식은 좋은 유전자뿐 아니라 나쁜 유전자도 한 유기체에 몰아줍니다. 유성 생식에서 각기 다른 개체의 유전자를 모아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복제되는 염색체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중에 하나를 골라 그 안에 DNA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그 길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모든 DNA를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포에 밀어 넣는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세포는 DNA를 염색체라고 알려진 뭉툭한 꾸러미로 만듦으로써 대단한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사람 염색체가 46개 있는데, 기본적으로 동일한 염색체가 두 개씩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참고로 개의 염색체는 78개, 말은 64개, 고양이와 돼지는 38개입니다. 염색체 수는 유기체의 복잡성과는 관계가 없어보입니다.

사람의 몸은 하루에 3천억 개의 세포를 새로 만듭니다. 유사 분열이라고 부르는 이 과정에서 세포는 자신의 염색체 46개를 모두 복제합니다. 복제가 끝나면 염색체는 92개가 됩니다. 그러면 세포는 모세포와 똑같이 염색체를 46개 가진 두 개의 딸세포로 분리됩니다.

성은 유사 분열과 전혀 상반된 과정입니다. 한 세포가 두 세포로 갈라지는게 아니라, 양쪽 부모가 한 개씩 제공한 두 세포가 하나로 합쳐집니다. 여기서 최종적으로 합쳐진 세포의 염색체가 46개가 되려면 제공된 세포에는 각각 24개의 염색체가 있어야 합니다.

 

자가치유하는 세포

어떤 세포들은 가뭄처럼 살기 힘든 때가 되면 생명 활동을 멈춰버리고 휴면 상태에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세포들은 두 세포가 하나로 결합한 상태로 휴면기에 들어갑니다. 그런 결합으로 얻는 이득은 자원을 합치는 것 외에도 더 있습니다. 잘못하면 세포의 DNA에 손상을 입었을 때 유전자 사본을 두 개 가진 세포는 한 사본을 다른 사본과 비교하여 손상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일은 모두 두 염색체가 아주 가까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그런데 DNA를 물리적으로 잘라내고 채우는 복잡한 춤을 추는 동안 염색체는 DNA의 일부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교차(cross-over)라고 부르는 이 과정에서 감수 분열로 만들어진 세포가 모세포와 달라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상식을 뛰어넘는 다양한 성

모든 문화에서 동성애 비율은 변함없이 남성 3퍼센트, 여성 2퍼센트를 유지하는 편입니다. 어떤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일까요?

우선, 동성애가 유전과 관계가 없을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환경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증가하면서 도킨스가 제시한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생각은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가능성은 동성애는 유전적 요소와 관계가 있지만, 결국 발현되는 형질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아니면 생애 특정한 시기에만 동성애자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동성애자도 충분히 많은 자손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영화 제작자 데릭 저먼은 "성(sexuality)은 바다만큼 넓다"라고 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