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물학자 루이스 토머스는 "나는 내 세포가 나를 위해 일하고 나를 위해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어쩌면 매일 아침 공원을 산책하고 내 감각을 느끼고 내 음악을 듣고 내 생각을 생각하는 것은 세포들인지도 모르겠다."라고 했습니다.
작은 우주 원핵생물
가장 오래된 세포의 흔적은 약 35억 년 된 화석에서 발견됐습니다. 원핵세포라고 불리는 최초의 세포들은 기본적으로 세포 지름이 1천 분의 1밀리미터보다 작고 찐득거리는, 아주 작고 투명한 자루에 불과했습니다. 내부에 물질을 농축함으로써 이 자루는 에너지 생산과 같은 화학 반응을 아주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백질 같은 연약한 생성물을 외부의 산과 염분으로부터 분리하여 보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찐득한 자루는 무질서하고 혼란한 세상에 떠 있는 천국이자, 세포 내부가 질서를 갖추고 복잡하게 분화할 수 있게 보호해주는 작은 우주와 같았습니다.
복잡해서 자유로운 진핵생물
18억 년 전쯤에 한 원핵생물이 다른 원핵생물을 흡수했습니다. 원핵생물에는 세균과 더 특이한 고세균이 있습니다. 다시말해 '고세균이 세균을 삼킨' 것입니다. 고세균에 흡수된 세균은 번성했습니다. 흡수된 세균은 보호막 안에서 안전했고, 흡수한 고세균은 에너지원을 얻은 것입니다.
진핵생물인 동물의 세포 안에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기관이 있는데, 그것을 미토콘드리아라고 부릅니다. 진핵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음식에 들어 있는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아데노신3인산(ATP)를 만들어 냅니다.
평범한 원핵세포가 벼룩만 하다면 진핵세포는 강아지만 합니다. 이렇게 큰 진핵세포에는 막으로 둘러싸인 자루가 수백 개에서 수천 개까지 있습니다. 이 세포소기관들은 세포의 일을 나누어 맡습니다.
30억년동안 단세포에서 다세포로
약 8억 년 전에 진핵생물은 아주 중요한 문턱을 넘게됩니다. 자연은 공생하는 원핵생물 집단을 한데 묶어 진핵생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방법을 한 번 더 사용합니다. 공생하는 진핵생물 집단을 묶어서 다세포생물을 만든 것입니다.
동물이나 식물 혹은 균류처럼 사람도 다세포생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포가 100조 개 정도 모인 세포 집단입니다. 이 세포들은 뇌세포/혈액세포/근육세포/생식세포를 포함한 약 230 종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매일 3천억 개에 달하는 세포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데, 이는 우리 은하를 이루는 별보다 많은 수입니다.
외계 세균으로 이루어진 우리 몸
우리 몸에는 엄청난 수의 세포가 있지만, 이 세포들만으로는 우리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기능을 모두 해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생존하려면 원생생물이라고 불리는 원핵생물, 균류, 단세포생물과 같은 외계 세포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외계 세균들은 우리 몸속에서 우리가 질병에 걸리지 않게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우리 몸에 사는 외계 세균이 하는 일은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예를들어 우리 콧속에 사는 세균들 가운데 77퍼센트는 무슨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최초의 세포
모든 세포는 다른 세포에서 생성됩니다. 즉,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38억 년 전쯤에 처음 지구에 출현한 단 하나의 세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첫 번째 세포를 일반적으로 '궁극의 보편 공통 조상'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공통 조상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진화를 거치면서 수 많은 실험을 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리학자들은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 물체가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를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이라 부릅니다. 사건 지평선이 블랙홀을 가려버리기 때문에 블랙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관찰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생물학자들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생물학적 경계를 '생물학적 사건 지평선'이라고 부릅니다. 안타깝게도 공통 조상은 생물학적 사건 지평선 너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