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이론은 일반적인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원자의 미시 세계와 원자의 구성 요소를 가장 잘 설명합니다. 이 이론은 우리에게 레이저, 컴퓨터, 원자력 발전소를 제공했고, 태양이 빛나는 이유와 우리 발밑에 있는 땅이 단단한 이유를 우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양자 이론은 물질을 만들고 이해하는 방법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일상의 현실을 지탱하는 기이하고 반직관적인 세상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빛 이론과 물질 이론
'빛은 파동이라고 주장하는 빛 이론'과 '물질은 원자로 만들어졌다는 물질 이론'은 빛과 물질이 만나는 지점에서 충돌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가령 전구처럼 원자가 빛을 내뱉거나, 우리 눈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원자가 빛을 흡수하는 경우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문제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빛의 파동은 본래 퍼져 나가는 것이고 원자는 본래 한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제로 가시광선의 파동 하나는 원자 하나보다 5000배 정도 큽니다 .성냥갑을 들고 그 속을 열어 보면 40억톤짜리 트럭이 나온다고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니면 반대로 40톤짜리 트럭이 다가올 때 성냥갑을 열면 트럭이 상냥갑 안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빛이 물질을 만나면 바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즉, 원자는 자기보다 5000배나 큰 빛을 삼키거나 뱉어내는 것입니다.
논리적으로는 원자처럼 작고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은 마찬가지로 작고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만을 흡수하거나 뱉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실제로 빛이 퍼져 나가는 파동이라는 분명한 증거를 보여주는 증거가 무수히 많다는 것입니다.
결국 물리학자들은 도저히 믿기 힘든 이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빛은 퍼져 나가는 파동이자 한곳에 머무는 입자라는 사실을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빛은 파동도 아니고 입자도 아닐 수 있습니다. 빛은 사람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도 없고 일상 생활에서는 비교할 것도 없는 전혀 다른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파란색이 어떤 색인지 모르는 것처럼, 빛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일 수도 있습니다.
미시 세계에서의 가능성
양자 이론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파동은 입자처럼 행동할 수 있고 입자는 파동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만 알면 나머지는 모두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합니다. 이때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빛이 입자처럼 행동한다면, 즉 기관총에서 발사되는 작은 총알처럼 동일한 특성을 가진 광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미시 세계에서 말하는 가능성은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말하는 가능성과 다릅니다. 다시 말해 빙글빙글 도는 룰렛볼이 어딘가에서 멈출 가능성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룰렛볼이 운동을 시작한 방식과 룰렛휠과 룰렛볼의 마찰력을 알고, 도박장 내부의 공기 흐름을 알면 뉴턴의 법칙에 따라 룰렛볼이 멈출 곳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룰렛볼이 멈추는 지점을 예측할 수 없는 이유는 이런 초기 조건들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고 값을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계산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두 곳에 있는 파동
바다에서 폭풍우가 일고, 엄청난 파도가 해안을 덮친다고 생각해봅시다. 다음 날, 폭풍우는 사라졌고 해수면은 불어오는 부드러운 미풍에 흔들리며 잔물결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틀 동안 바다를 관찰한 사람이라면 바다는 크고 거센 파도를 만들 수도 있고 잔잔한 물결을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파동의 일반적인 특성입니다. 두 종류의 파동이 개별적으로 생길 수 있는 이유는 두 파동이 언제나 합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중첩된다는 말입니다.
노벨상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살펴보면, 빗방울이 떨어진 자리에서 시작해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가는 물결이 다른 물결과 만나 겹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 파동의 마루가 만나면 파동은 강화되어 더 큰 물결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한 파동의 마루와 한 파동의 골이 만나면 두 파동은 서로 상쇄되고 물결은 작아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파동의 성질입니다.
전자가 서로 간섭한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전자가 실제로 파동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클린턴 데이비슨(Clinton Davisson)과 레스터 저머(Laster Germer)와 조지 톰슨(George Thomson)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전자가 입자라는 사실을 입증한 공로로 조지 톰슨의 아버지인 조지프 존 톰슨(Joseph John Thomson)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만들기 어렵다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일이 매우 어려운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양자 컴퓨터를 구성하는 기본 양자 단위가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컴퓨터의 능력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양자 컴퓨터는 공기 원자도 빛의 광자도 접촉할 수 없도록 진공관 속에서 철저히 고립되어야 합니다.
실험으로 증명하다
자연은 사용할 수 없는 불필요한 데이터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비행기가 어떤 속도로 날아가든 상관이 없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비국소성은 분명히 양자 이론의 가장 큰 수수께끼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원격 조정 현상이 우주에는 빛보다 빠른 물체가 있을 수 없다는 보편 법칙에 분명히 어긋나기 때문에 결국 양자 이론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982년에 프랑스의 물리학자 알랭 아스페(Alain Aspect)가 파리 연구소에서 이런 전자의 비국소성을 실험으로 증명해버립니다.
원자의 존재
액스웰의 전자기 이론에 따르면 가속하는 전하는 전자기파를 방출합니다.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끊임없이 방향을 바꿉니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작은 텔레비전 송신기처럼 전자기파를 흩뿌린 다음에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잃어버린디ㅏ. 실제로 전자의 공전 속도대로라면 전자는 1억분의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수명이 다해버립니다. 파인먼이 말한 것처럼 이대로라면 원자는 존재할 권리가 없는 것이 증명된 것입니다. 그런 원자를 구한 것이 바로 양자 이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