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멈춰 있다는 증거, 다시 말해서 창조주가 지금과 같은 모습의 지구를 만들지 않았다는 증거는 아주 명백히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북서쪽에 있는 마데이라 섬에서는 해발 1800미터가 넘는 곳에서 조개 화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조개 화석은 어떻게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그 대답은 아주 쉽고 상식적입니다. 마데이라 섬의 산은 바다 밑에 있다가 하늘을 향해 솟구친 게 분명합니다.
18세기에 과학자들은 강과 하천이 운반해 호수 바닥에 쌓은 진흙 침전물을 조사했습니다. 또한 절벽 같은 곳에 노출된 암석도 조사했습니다. 하천 바닥의 진흙도 절벽에 노출된 암석도 얇은 층이 겹겹이 쌓인 형태였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과학자들은 그런 암석은 고대 하천이 운반한 진흙층이 굳어서 형성됐다고 믿었습니다. 진흙은 매우 느리게 쌓입니다. 100년 동안 쌓이는 진흙의 양은 2.5센티미터가 채 되지 않습니다. 결국 암석이 생성된 시기는 수억 년 전이라고 분명하게 결론내릴 수 있게 됩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수백만 세대가 흐를 시간입니다.
지구는 단순히 나이를 많이 먹은 것이 아니라 우리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나이를 많이 먹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과학자 에임스 허턴(James Hutton)은 1788년에 "태초는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끝난다는 가능성도 두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를 만든 건축가가 남긴 돌무더기인 운석의 나이를 방사성 연대 측정법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지구의 나이가 약 45억 5000만 살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움직이는 지각 판
일찍이 1620년에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부정확한 세계 지도를 살펴보다가 아프리카 해안선과 남아메리카 해안선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거대한 퍼즐처럼 두 대륙은 거의 비슷하게 들어맞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발견은 20세기 초까지 호기심거리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20세기 초반에 독일의 한 지질학자가 한 가지 논쟁적인 아이디어를 발표합니다. 그 사람은 알프레트 베게너(Alfred Wegener)였습니다. 베게너는 대륙이 이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베게너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해안선과 아프리카 대륙의 해안선이 맞아떨어지는 이유가 오래전에는 두 대륙이 하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나로 존재하던 대륙이 둘로 나눠져 서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베게너의 대륙 이동설이 처음에 인정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대륙이 이동하는 원리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대서양 해저를 탐사한 뒤였습니다.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전화선을 설치하다가 대서양 한가운데에서 산등성이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에 미 해군이 음파 탐지기로 그 산등성이를 탐사했고, 그저 단순한 산등성이가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산등성이라고 여겼던 곳은 아이슬란드에서 포클랜드까지, 1만 킬로미터가 넘는 길이로 뻗어 있었습니다. 대서양을 말 그대로 반으로 나누는 엄청난 크기의 산맥이었던 것입니다.
지구는 여전히 뜨겁다
그런데 도대체 대륙이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1930년에 그린란드 탐사 여행을 떠나, 고작 쉰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베게너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지구 표명의 덩어리가 움직이는 이유는 집구 내부에 있는 열이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태어난 지 45억 5000만 년이 지났지만, 지구는 불덩어리 상태로 태어났을 때의 열기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몸집은 큰데 열기가 빠져나가야 할 표면적이 부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아서 열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구 핵의 온도는 섭씨 5000도 정도입니다. 태양의 표면 온도와 거의 비슷합니다. 외핵 바깥에는 지각 판의 무덤이 있기 때문에 핵에서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부분은 지각 판이 쌓이지 않은 틈새뿐입니다. 바로 이것이 맨틀 기둥이 생기는 이유입니다.